문국현

문국현 후보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마치 허경영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뜬금없었다. 유한킴벌리 사장이란 얘기를 들었을 때는 더더욱 뜬금없었다 해야 하나.

그러나 나라걱정 하느라 자기 공부도 뒷전에 미루고 있는 지인의 소개로 오마이뉴스가 주관한 문국현과 이인영 후보의 대담을 보니, 왜 문국현인지 적어도 하나는 이해가 갔다. 적어도 문국현은 지금 땅에 발붙은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야 민주노동당도 계속 얘기해 온 것인데, 왜 문국현의 얘기가 더 진정성을 가진 것처럼 들리는 것인가? 문국현의 두 딸들이 비정규직이라서? 뻔해 보이지만, 이것도 맞다. 게다가 문국현은 사장인데, 사장 딸이 비정규직이고 반실업 상태라니 말이다.

프레시안 기사에서 이 점을 꼭 집어 지적하고 있다. 즉 학벌사회에 대해 염증을 느낀 대중들이 노무현 후보에 대해 가졌던 감정과 비슷하게 어려운 경제에 이골이 난 대중이 사장님 후보에 갖는 기대라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에 대한 담론은 성숙하지 않은 채, 그 얘길 꺼내는 대통령이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착각하는 것 말이다.

앞으로 남은 대선국면이 바로 그 담론을 생산해 내는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시기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시간도 별로 없는데, 이명박의 대운하 깨기나 하고 있는 것보다는, 후보의 입을 빌어서라도 지금 당면한, 시급한, 절절한 문제들이 나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랜드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민주노동당보다, '한국에서 4년제 졸업한 여대생이 비정규직으로 있다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라고 말하는 문국현이 오히려 현재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의 실태를 더 설득력있게 얘기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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